먹다 남은 약 어떻게 버릴까? 폐의약품 수거함에 버리자!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약이 토양, 수질 오염은 물론 생태계를 교란합니다. 변기나 싱크대로 흘려버리는 경우 약의 화학 성분이 폐수에 섞여 하천으로 유입됩니다.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린 폐의약품은 쓰레기 매립 등으로 토양에 흡수되면 생태계 교란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에 버릴 경우 동물의 사료 등으로 쓰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오염된 땅에서 자란 식물들은 음식을 통해 우리 몸에 다시 흡수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용 기한은 어떻게 확인하는지, 이미 사용기간이 지나버린 폐의약품을 버릴 때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올바른 처리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제형 따라 달라지는 약의 사용 기한
약은 유통기한이 아니라 유효기간을 잘 체크해야 합니다. 아이가 있는 집에 상처에 바르는 연고가 한두 개쯤은 있기 마련인데요, 사놓고 한두 번 쓴 뒤 6개월 이상 되면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사용 기한이 지난 연고는 항생제의 효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성분이 변질할 가능성이 높아 세균을 덧바르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기 때문입니다.
약에는 유통기한 대신 약의 겉면에 사용기간인 유효기간이 적혀 있는데 이 '유효기간'은 포장을 뜯지 않은 상태의 기간을 의미하기 때문에 포장지에 표시된 유효기간보다 개봉일로 경과된 기간을 따져봐야 합니다. 포장을 뜯은 경우에는 공기의 유입으로 변질되거나 세균이 침입할 수 있기 때문에 유효기간을 잘 체크하고 유효기간이 지난 약은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 알약(미개봉) : 사용 기한까지
알루미늄에 압박 포장지(PTP)에 밀봉된 개별 포장 형태의 알약은 겉 상자에 표시된 사용 기한까지입니다. 병원에서 처방받아 조제한 알약은 이미 조제 과정에서 외부 공기와 접촉하기 때문에 2개월 이내에 복용하는 것이 좋으며, 온도 차이에 의해 변질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서늘한 실온에 보관해야 합니다.
· 가루약 : 1개월
가루약은 일반적으로 조제 과정에서 알약을 분쇄하는 과정을 거치며 외부 공기와 많이 접촉해 알약보다 사용 기한이 짧습니다. 또한 정제 형태 알약보다 습기에 취약하므로 1개월을 넘기지 않고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시럽 약 : 2~3주
시럽 약은 상대적으로 사용 기한이 짧은 편입니다. 보통 개봉 시점부터 한 달 이내 복용해야 하며, 일회용 투약 병에 덜어 두면 공기에 쉽게 접촉하므로 2~3주 이내에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연고 : 개봉 후 6개월
연고는 개봉 후 겉 상자에 표시된 유통기한뿐만 아니라 개봉일로부터 경과된 날짜도 확인해야 합니다. 개봉 후에는 완전한 밀봉이 불가하므로 6개월 정도를 사용 기한으로 잡습니다.
· 안약 : 1개월
안약이 모든 약품을 통틀어 사용 기한이 가장 짧은 편입니다. 개봉 후 한 달 내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안약에는 수분이 많고 투약 시 눈에 직접 닿는 경우가 많아서 세균이 번식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약국에서 구입하는 일반의약품은 사용 기한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겉 상자를 버리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위의 사용 기한은 보관 온도, 습도 등 환경에 따라 모두 동일한 것은 아니므로 개별 확인은 필수이며, 사용 기한이 아직 지나지 않은 약이더라도 색이 변하거나 악취가 나고, 거품이 생기면 폐기해야 합니다.
폐의약품 제형별 버리는 방법
그렇다면 먹고 남은 약, 유통기한이 지난 약은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전국의 약국과 보건소, 동사무소, 공동주택에 비치된 '폐의약품 수거함'에 버려야 하는데 약 종류에 따라 배출 방법이 다릅니다. 서울시 거주자는 '스마트 서울맵'사이트에서 수거 약국 및 폐의약품 전용 수거함 위치를 검색해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알약(미개봉) :
일반 정제는 약이 들어있는 압박 포장지(PTP)를 제거해 캡슐이나 알약만 따로 비닐에 모아 밀폐 후 배출합니다.
· 가루약 :
병원에서 처방받는 약국에서 약을 싸는 종이인 '약포지'에 포장된 형태로 받게 되는데 이를 버려야 할 경우 약포지를 뜯을 필요 없이 그대로 수거함에 넣으면 됩니다.
· 시럽 약 :
물약이나 시럽형으로 된 액체류는 약물을 한 병에 모은 다음, 새지 않도록 밀봉한 후 배출해야 합니다.
· 연고와 안약 등 :
연고와 안약, 코 스프레이, 천식 흡인제와 같이 특수 용기에 보관된 약은 겉 상자는 재활용 쓰레기로 버리고, 튜브나 플라스틱 통 그대로 수거함에 넣으면 됩니다.
이렇게 올바르게 수거된 폐의약품은 전문 업체에서 직접 수거하여 1,000도씨 이상의 고온에서 별도로 소각처리를 합니다. 작년(2022) 상반기, 한강에 누적된 약물 오염도가 전 세계 상위권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우리와 건강한 지구를 위해 폐의약품을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도록 합시다.